최대 의석 경기도, 국힘 ‘우세 확실’ 단 한 곳도 없다

ai주식/주식ai : 서울에 이어 이번엔 전체 60석으로 최대 의석수를 가진 경기도 판세 분석을 해 본다.

investing : 지난 21대 총선 때 경기도에서는 전체 59석 중 민주당이 51석,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7석, 정의당이 1석을 차지했다. 민주당의 득표율은 53.9%, 미래통합당은 41.1%, 정의당은 1.9%였다. 2020년 4월 기준 인구는 1331만 명이었고, 의석수는 19대 총선의 60석에서 군포가 1석 줄어 59석으로 치른 것이다.

이번 22대 총선의 경기 판세 분석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 중의 하나는 인구수가 2019년 12월 기준 1323만 명에서 2023년 12월 말 기준 1363만 명으로 40만 명 늘었다는 점인데 출산 등의 자연적 증가보다는 다른 지역의 인구 이동에 따른 사회적 증가가 가장 큰 원인이다. 이는 서울 인구수가 2019년 12월 기준 973만 명에서 2023년 12월 938만 명으로 줄어든 것과 연관성이 크다.

경기도는 원래 도농복합지역이 많아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곳이었다. 18대 총선에선 한나라당 32석, 민주통합당 17석으로 한나라당이 압도했다. 그러다 19대 총선에선 새누리당 21석, 민주통합당 29석으로 전세가 역전됐다. 20대 총선에선 새누리당 19석, 더불어민주당 40석이었다. 21대 총선에선 미래통합당이 59석 중 아주 어렵게 7석을 얻으며 참패했다.

7석 중 분당갑은 김은혜 후보가 0.7%p 차, 평택을은 유의동 후보가 1.5%p 차, 포천·가평은 최춘식 후보가 3.6%p 차로 신승했다. 5%p 이상의 차이로 이긴 곳은 동두천·연천 김성원 후보 8.6%p, 용인갑 정찬민 후보 7.2%p, 이천 송석준 후보 6.3%p, 여주·양평 김선교 후보 14.8%p 등 4곳에 지나지 않았다.

반대로 민주당이 5%p 내로 신승한 곳은 안산 단원갑(4.5%p), 남양주병(3.0%p), 용인병(3.6%p), 안성(4.3%p) 등 4곳에 불과하고 대개는 10%p 이상의 격차로 여유 있게 승리했다. 이렇게 된 이유 중 하나는 경기도에서 진행된 신도시 개발 및 서울의 비싼 집값 등으로 서울에서 유입된 젊은 층과, 반도체 벨트의 활성화로 창출된 신규 일자리 영향으로 유권자 지형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21대 총선 대비 늘어난 인구 40만 명이 이번 총선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판세를 가름할 전략적 요충지는 무엇보다 ‘반도체 벨트’라고 할 수 있다. 반도체 벨트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세계적 반도체 기업의 본사나 공장이 있는 수원·화성·평택·용인·이천 등 5개 시 17개 선거구를 일컫는다.

먼저 5석이 걸린 수원을 보자. 수원은 경기도청이 있는 경기남부의 정치·경제 중심지다. 국민의힘이 경기도를 탈환하기 위해 가장 공을 들인 곳이 바로 수원이다. 국세청장을 지낸 수원갑 김현준, 산자부 장관 취임 3개월 만에 차출된 수원병 방문규, 범죄심리 전문가로 영입 인재 1호인 수원정 이수정 등을 국민의힘 선봉장으로 내세웠다.

그런데 여론조사를 통해 나타난 판세는 국민의힘 의도와는 많이 다르다. 수원갑의 경우 4차례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 오차범위 안 경합은 지난 2월 19~20일 코리아정보리서치-뉴데일리경기/프레시안경인취재본부가 조사(506명 ,유무선ARS, 95%±4.4)한 김승원 46.3%, 김현준 42.4% 한 번에 불과했다. 나머지 세 번은 11.6~17.3%p 차로 오차범위 밖에서 민주당 김승원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량감 넘치는 장관 출신 후보자와 3선에 도전하는 김영진 후보의 대결로 눈길을 끌었던 수원병은 무려 17번에 달하는 여론조사가 진행됐다. 위 조사와 같은 시기, 같은 조사업체가 진행한 조사에서 김영진 후보가 9%p 뒤진 것을 제외하면 대체로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하거나 앞서고, 7번의 조사에서는 오차범위 밖에서 김영진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3월 31~4월 1일 실시된 가장 최근의 조사(504명 ,무선전화면접, 95%±4.4)에서도 민주당 김영진 49%, 국민의힘 방문규 38%로 오차범위 밖에서 김 후보가 앞섰다.

국민의힘 이수정 후보의 ‘대파’ 관련 발언으로 시끄러웠던 수원정은 민주당 김준혁 후보의 과거 막말 논란이 더해져 뜨거워졌는데, 올 초부터 현재까지 진행된 6차례의 여론조사 결과로만 보면 3월초에는 경합 상황이었다가 3월말에는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졌다. 가장 최근의 조사 결과는 3월 25~26일 메타보이스-JTBC 조사(504명, 무선전화면접, 95%±4.4)로 김준혁 44%, 이수정 33%였다. 4월 2일 여론조사 공정-데일리안 조사(504명 ,유무선ARS, 95%±4.4)에서는 김준혁 49.5%, 이수정 42.5%로 오차범위 내 접전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조사의 경우 유선 비율 10%가 포함되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출마로 주목받았던 화성을에서는 민주당 공영운 후보가, 민주당을 탈당한 이원욱 후보가 개혁신당 간판으로 출마한 화성정에서는 민주당 전용기 후보가 모든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다.

용인의 경우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유일하게 이겼던 용인갑에서 용산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출신의 이원모 후보가 국민의힘 단수공천을 받고, 삼성전자 상무 출신 양향자 의원이 개혁신당 후보로 출마해 3자 구도가 완성됐다. 대진표가 확정된 3월 11일 이후 진행된 11번의 여론조사 중 두 차례를 제외하고는 모두 오차범위 밖에서 민주당 이상식 후보가 앞섰다. 가장 최근인 3월 31~4월 1일 PNR-피플네트웍스-뉴데일리 조사(503명, 무선ARS, 95%±4.4)에서는 이상식 후보 46%, 이원모 후보 39.8%로 나왔다.

평택의 경우 평택갑은 3차례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홍기원 후보가 국민의힘 한무경 후보에 14.1~19.9%p 차로 많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고, 평택을은 2차례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이병진 후보가 국민의힘 정우성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4년 만의 리턴매치가 성사된 신설 평택병은 3월 중순까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펼치다가 3월 30~31일 리서치뷰-평택신문/평택자치신문/평택시사신문 조사(700명, 무선ARS, 95%±3.7)에서 민주당 김현정 후보 50.6%, 국민의힘 유의동 후보 40.8%를 기록해 9.8%p 차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졌다. 최근인 4월 1~2일 데일리리서치 조사(602명 ,무선ARS, 95%±4.0)에서는 김현정 52.6%, 유의동 37%로 더 벌어져 15.6%p 차이가 났다.

이천의 경우 3선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송석준 후보와 이천시장 출신인 민주당 엄태준 후보의 맞대결이 성사돼 반도체 벨트 최고의 격전지로 부상했다. 지난 2월 25~27일 이너텍시스템즈-이천신문 조사(501명, 무선ARS, 95%±4.4)에서는 민주당 엄태준 41.4%, 국민의힘 송석준 46.5%, 3월 10~11일 데일리리서치-중부일보 조사(500명, 유무선ARS(유선13%), 95%±4.4)에서는 엄태준 44.1%, 송석준 39.9%로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월 1~2일 여론조사꽃 조사(602명, 유무선ARS, 95%±4.0)에서는 통상 국민의힘에 유리하다고 하는 유선전화를 9% 포함하고도 엄태준 50.3%, 송석준 42.2%로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8.1%p 차로 더 벌어졌다.

이상에서 살펴봤듯이 반도체 벨트는 대체로 윤석열 정권 심판론이 소위 이·조 심판론을 삼켜버리고 있는 형국이다.

고양갑은 경기 북부 판세에서 중요한 지역 중 하나로 녹색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5선 여부가 주된 관심사다. 거대 양당 틈바구니에서 진보정당으로 수도권 3선을 한 경우는 유일무이하다. 심상정 후보의 정치적 향방은 지난 대선에서 완주해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패배에 일조했다고 생각하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얼마나 결집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2개인데, 심 후보가 모두 오차범위 밖에서 3위를 기록해 이번 총선은 심 후보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우세지역이었다가 경합지로 바뀐 동두천‧양주‧연천을, 포천·가평, 여주·양평 3곳은 경기도 판세를 가름할 마지막 관심 지역이다. 동두천‧양주‧연천을은 3선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김성원 후보가 지난 3월 25~26일 미디어리서치-경기일보 조사(500명, 유무선ARS, 95%±4.4)에서 48.2%로 민주당 남병근 후보 40.4%에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천·가평은 ‘천아용인’에서 국민의힘 잔류를 선택한 김용태 후보와 포천시장 출신 민주당 박윤국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 중이다. 4월 1~2일 여론조사꽃 조사(502명, 무선전화면접, 95%±4.0)에서도 박윤국 41.6%, 김용태 38.9%로 접전이었다.

여주·양평은 민주당 입장에서 경기도 최고의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는 지역이다. 이 지역의 주된 관심사는 ‘고속도로 게이트’로 뜨거워진 정권 심판론 열기가 어디까지 올라갈지, 그리고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김선교 후보를 사면·복권해 ‘제2의 김태우 공천’을 단행한 국민의힘에 대해 지역민들이 어떻게 평가할지다. 3.30~31일 이너택시스템즈-양평시민의소리 조사(700명, 유무선ARS, 95%±4.4)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최재관 후보 45.5%, 국민의힘 김선교 후보 48.5%로 초박빙 경합을 벌이고 있다. 가장 최근인 4월 2~3일 메타서치-세종신문사 조사(811명, 유무선ARS, 95%±4.0)에서는 통상 국민의힘에 유리하다고 하는 유선전화를 무려 20.1% 포함하고도 최재관 44.2%, 김선교 49.7%로 오차범위 내 치열한 접전을 보였다. 여주·양평에서 국민의힘이 무너지면 경기도에서 국민의힘이 건질 곳은 단 1곳도 없다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지금까지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와 지난 총선, 대선, 지방선거 결과를 토대로 경기 지역 판세를 종합해보면 60곳 중 국민의힘이 확실히 우세한 지역은 하나도 없다. 경합지로 볼 수 있는 분당갑, 분당을, 평택병, 이천, 동두천‧양주‧연천을, 포천·가평, 여주·양평 등 7곳에서 경기도 성적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곳을 전부 이긴다 해도 역대 최악이던 21대 총선 성적 수준이다. 필자의 예측으론 국민의힘이 경기도에서 얻을 수 있는 최대 의석은 3석이다.

이번 총선 마지막 관전 포인트는 투표율이다. 오늘 마감된 재외선거 투표율이 62.8%를 기록해 역대 총선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정권 심판론이 뜨거울수록 투표율은 올라갈 것이다. 모든 지표가 총선 사상 최고의 투표율 경신을 가리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기조가 전혀 바뀌지 않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의 마지막 읍소와 보수층 결집 효과가 어느 정도일지 궁금하다. 투표율이 70%에 근접하면 그 어떤 노력도 수포로 돌아갈 것이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