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윤석열 대통령, 일본에 한마디 할 때 됐다”

investing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헌납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가운데 야당은 도발이라며 정부의 강한 항의를 촉구했다.

ai 투자 :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21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 명의 논평을 통해 “일본의 과거 침략 전쟁을 미화하고 전쟁 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2021년 취임 이후 야스쿠니는 직접 참배하지 않고 공물을 봉납하고 있는 기시다 총리에 대한 유감 표명이다.

외교부는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며 “이는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발전의 중요한 토대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하지만 “일본의 몰염치한 과거사 역행에 왜 우리 대통령은 한마디도 하지 않느냐”며 대통령 차원의 강도 높은 항의를 촉구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관련 보도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15분간 전화 통화를 했다며 용산 대통령실이 두 정상 간 견고한 신뢰관계를 대대적인 보도자료로 배포한 지 나흘만”이라고 상기시켰다.

지난 17일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15분 동안 전화 통화를 했다. 대통령실은 통화와 관련 윤 대통령이 “한반도 및 인도·태평양 지역을 포함한 국제 정세의 불안정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한일, 한미일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역내 평화와 번영에 기여해나가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난 19일 일본 정부는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내용이 담긴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키면서 논란이 됐다. 당시에도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일본 정부가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강제징용 문제, 식민지배에 대한 극히 비상식적이고 이해할 수 없는 거짓 기술을 포함한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데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즉각적인 시정을 촉구한다”고 항의했다.

그런데 야스쿠니 신사 공물 봉납 소식이 전해지면서 정부의 대응이 약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한 대변인은 “일본의 과거에 대한 성찰 없는 뻔뻔한 태도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 불과 일주일 만에 일본 정부는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 강제동원 배상판결 수용 불가 입장, 야스쿠니 신사 공물 봉납까지 외교적 도발을 쏟아내고 있다. 일본 정부의 외교관계 역행을 넘어선 폭주를 그대로 두고만 보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의 몰염치한 과거사 문제에 대한 태도도 문제지만 이에 대해 한마디 항의도 하지 못하는 윤석열 대통령도 문제”라며 “윤 대통령은 일본의 계속되는 도발에 대해 나흘 전 통화에서 단 한마디라도 언급하긴 했나”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와 통화하기 하루 전인 16일 일본은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외교청서를 발표했는데도 항의 한마디 못했다는 비판과도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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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변인은 “일본 정부는 아랑곳 하지 않고 도발을 하는데 윤석열 정부는 양국 관계가 발전하고 있다며 자화자찬만 늘어놓고 있다”며 “국익도 실리도 내팽겨친 윤석열 정부의 굴종 외교가 일본의 몰염치한 과거사 역행에 명분을 주고 있다”고 거듭 비판했다.

한 대변인은 “일본의 되풀이되는 과거사 도발에 대해 이제 외교부 차원의 항의 성명을 넘어선 대응을 요구한다”며 “윤석열 정부의 대일 외교 기조가 ‘굴종외교’가 아니라면 윤 대통령께서 일본의 되풀이되는 과거사 도발에 대해 이제 한마디 하실 때가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