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하니까 간 줄 알았지? 급인기 얻는 페친 ‘콕 찔러보기(poke)’

[브리핑G] 페이스북 ‘콕 찔러보기’의 재발견…Z세대 복고 취향 붙잡았나

초창기부터 있던 시그니처 기능, 디자인 변경 후 한 달 만에 사용량 13배 급증
인스타 ‘좋아요’, 틱톡 ‘넛지’와 다른 소소한 상호작용이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

ai 투자 : 더피알=박주범 기자 | 관심을 받거나, 관심을 표시하기 위해, 혹은 ‘그냥’ 심심해서 가만히 있던 누군가를 손가락으로 콕 찔러보는 일은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일어난다. 별다른 용건 없이도 오랜만에 연결감을 확인하고 싶을 때 쓸 수 있는 ‘콕 찔러보기(poke)’는 페이스북 사용자 간의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기능이다.

재원 : ‘좋아요(likes)'와 여러 감정 이모티콘을 이용한 ‘반응(reactions)’ 기능이 도입되기 훨씬 전인 2004년 페이스북 론칭 당시부터 존재한 이 기능은 내 친구를 콕 찌르면 그 친구에게 찔렀다는 알림이 가는 게 전부였다.

찔러보기 기능의 전성기(?)였던2010년대 초반에는 간단한 인사를 대체했지만 종종 한 쪽이 그만 둘 때까지 서로 왔다갔다 계속 찔러보는 ‘찔러보기 싸움(Poke war)’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콕 찔러보기’는 결국 기능의 목적 자체가 모호해지면서 흐지부지 잊혀진 기능이 됐었는데 10년 내외의가까운 과거를 추억하는 레트로(복고) 취향을 즐기는 Z세대들 사이에서 이 콕 찔러보기가 갑자기 부활했다.

3월 22일 NBC 뉴스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지난 한 달 동안 콕 찔러보기 사용 건수가 13배 급증했다며, 전체의 절반 이상이 18세에서 29세 사이사용자가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최근의 급증세는 페이스북이 지난 달 콕 찔러보기를 더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조용히 기능을 업데이트한 후에 벌어진 현상이다.

페이스북 검색창에 ‘콕 찔러보기’를 입력하면 사용자는 ‘콕 찔러보기 페이지(Pokes page)’로 이동해 누가 자신을 찔렀는지와 콕 찔러볼 추천 친구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메타대변인은 NBC뉴스에 “콕 찔러보기가강력한 네트워크 효과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디자인 변경 후에 이렇게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일부 온라인 이용자들은 Z세대가 최근 콕 찔러보기 증가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표하며 이 오래된 기능을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해 했다. 그러나 20대 Z세대의 상당수는 콕 찔러보기가 처음 인기를 얻었던 청소년 시기에 페이스북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던 사람들이라고 NBC뉴스는 지적했다.

카란 타카(Karan Thakkar)는 고등학교 친구들과 누가 마지막으로 찌를 수 있는지 경쟁하는 찔러보기 싸움을 자주 했다. 그에게 ‘되찔러보기(Poke Back)’를 클릭하는 것은 대화를 하거나 다른 페이지로 전환하지 않고도 친구에게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리는 방법이었다.

타카는 자기보다 어린 Z세대들이 콕 찔러보기를 처음 발견해서 즐긴다 해도 놀랄 일은 아니라는 뜻을 밝혔다. 젊은 층 사이에서 “시대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애쓰는” 페이스북이 이번에는 어느 정도 성공적이었다는 것이다.

타카는 이어 “사람들이 모든 앱이 사실상 틱톡이 되어가고 어디에서나 구매를 유도하는 것에 지쳤다”면서 "그래서 일대일로 친밀감을 느낄 수 있고 방송하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 새로운 SNS 경험을 찾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의 젊은 세대들이 페이스북의 전성기에 두드러지게 활동한 건 아니지만, Z세대보다 60대 이상인 부머 세대가 오히려 콕 찔러보기를 더 모르고 있었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시모나 스태마토브스카(Simona Stamatovska)는 콕 찔러보기 기능이 여전히 있다는 것을 깨달은 후 곧바로 친구, 친척, 직장 동료 등 모든 사람에게 콕 찔러보기를 시작했다. 그는 젊은 사람들이 이미 차세대 플랫폼으로 이동하던 시기에 페이스북에 가입한 나이든 사용자들은 콕 찔러보기가 무엇인지 곧바로 알지 못하편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SNS 사용자들은 페이스북의 콕 찔러보기 기능을인스타그램 스토리의 '좋아요'나틱톡의 '넛지'같은 상대적으로 절제된 상호작용과 비슷한 것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스태마토브스카는 콕 찔러보기를 "조용한 움직임"의 원조 급으로 생각한다.

스태마토브스카는 ‘콕 찔러보기'가 이들과 구별되는 점은 유치하지만 애정 어린 행동을 상징하는 ‘가리키는 손(pointing hand)’이라 말하며 “다른 SNS 상호작용은 좋아하기, 공유, 재게시, 댓글 작성 등 매우 직접적이지만, 콕 찔러보기는 게임과도 같은 페이스북만의 재미있는 인사법”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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